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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히테스가덴] 켈슈타인하우스 (이글스 네스트) <2/2> - 독재자의 별장에서 모두의 별장으로 본문

유럽여행/독일

[베르히테스가덴] 켈슈타인하우스 (이글스 네스트) <2/2> - 독재자의 별장에서 모두의 별장으로

Choa0 2018. 12. 23. 06:00

2018/12/22 - [유럽여행/독일] - [베르히테스가덴] 켈슈타인하우스 (이글스 네스트) <1/2> - 1,834m를 올라가는 길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오셨나요?

밖으로 나가 제일 먼저 보이는 건 바로 아래와 같은 풍경입니다!



정말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정류장에서 봤던 전망과도 느낌이 다르네요.

정류장과의 고도차는 겨우 120미터 정도 밖에 안되는데 말입니다.



이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보세요. 사진 중간쯤 작은 십자가가 보이시나요?
그곳이 바로 켈슈타인 봉우리의 정상입니다.


사실 켈슈타인하우스 건물 자체는 별로 볼 것이 없습니다.

정상까지 걸어가면서 주위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인 포인트! 되겠습니다.



올라가다 보면 군데군데 설치된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루종일 앉아 있어도 질릴 것 같지 않네요.



이런 풍경 앞에선 모두가 사진작가가 될 것 같아요.

카메라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네요.ㅎㅎ



켈슈타인 봉우리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알프스 지역의 산 정상에 가면, 이렇게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걸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십자가를 독일어로 Gipfelkreuz (Summit cross) 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오셨다면 고개를 돌려 이제까지 올라온 방향으로 한 번 둘러보세요.
(맛보기로 제가 찍은 동영상을 보여드립니다.)


켈슈타인하우스를 중심으로 정말 멋진 풍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왜 이런 곳에 별장을 지으려 했는지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십자가 너머로는 사진과 같이 돌로 된 절벽이 이어져 있습니다.
이곳은 길도 미끄럽고 가파르기도 해서 가시려는 분들은 꼭! 조심하셔야 해요.



별장 건물의 한쪽에는 
켈슈타인하우스가 건설된 때부터, 나치 점령 시기, 전후 미국이 관리하던 시기,
그리고 독일에 다시 반환된 후 현재까지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독일을 여행다닐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부끄러운 과거를 숨기지 않고 모두가 기억하도록 해서, 

역사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대단한 것 같아요.



건물 안의 홀에 있는 거대한 벽난로는 

히틀러의 독재자 친구(?) 무솔리니가 선물로 보내온 대리석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켈슈타인하우스 건물은 현재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벽난로를 제외하고는 예전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제 둘러볼만큼 둘러보고, 켈슈타인하우스를 내려가기 전에 시원한 맥주 한 잔!


그런데 히틀러의 별장이었던 곳에서 뮌헨 호프브로이하우스 맥주를 팔고 있네요.
히틀러와 호프브로이하우스 Hofbräuhaus am Platzl 의 인연을 알고 계신가요?


그럼 여기서 TMI 하나!
호프브로이하우스는 1591년 왕궁 직영 맥주 양조장으로 시작한 맥줏집으로,

뮌헨에 간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명소입니다.
히틀러와의 인연을 말씀드리자면,

히틀러가 1919년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연설한 곳이 이곳이었고,
1920년 나치 창당식을 연 곳도 이곳 호프브로이하우스였습니다.
히틀러는 이곳을 좋아해 이후에도 집회장소로 애용했다고 합니다.



내려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가보려고 합니다.

건물 벽에 버스정류장 가는 방향 표시와 함께 10분이라고 적혀있는데 속으시면 안됩니다!

여유있게 20분은 생각하셔야 해요. (10분내에 가려면 아마 굴러서 가야 할 듯...)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걸어서 내려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래와 같이 또다른 각도에서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요.



걸어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지그재그로 이어져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풍경과 길가에 따라 핀 꽃들을 감상하며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실거에요.


정류장에 도착해, 예약해 둔 시간에 버스를 타고 내려오시면 켈슈타인하우스 여행은 끝이 납니다.


아래 버스정류장 근처 둘러볼 만한 곳을 한군데 더 알려드릴게요.



바로 Dokumentation Obersalzberg 라는 곳입니다.

히틀러가 독일인들에게 우상화되고, 나치가 독일을 장악한 과정과,
나치가 유태인과 소수자에게 자행한 차별과 학살을
당시의 언론기사, 사진 등의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명이 독일어로만 적혀 있어 내용은 알 수 없었어요ㅠㅠ)
그리고 원래 2차 대전 당시의 지하벙커를 볼 수 있지만 공사중이었습니다.
그래도 2차대전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한 번 둘러볼만 합니다.

 방  문  일 : 2018. 8. 5 (일)


이상으로 켈슈타인하우스 Kehlsteinhaus (이글스 네스트 Eagle's Nest) 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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