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a0의 소소한 유럽 여행기

[오벌룬]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나온 네덜란드 최대의 전쟁 박물관. 오벌룬 전쟁 박물관 Oorlogsmuseum Overloon 본문

네덜란드 뮤지엄 산책

[오벌룬]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나온 네덜란드 최대의 전쟁 박물관. 오벌룬 전쟁 박물관 Oorlogsmuseum Overloon

Choa0 2019. 6. 28. 08:30

MBC 에브리원 채널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라는 프로그램,

보신 적 있으신가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자신의 친구들을 한국에 초대해서

며칠간 한국을 여행하는 컨셉의 프로그램인데요.

한국에 와본 적 없는 친구들이

직접 정보를 찾아서 여행 계획을 세웁니다.


지금 방영 중인 네덜란드 친구들, 미힐, 르네, 야스퍼는

임진각을 방문하면서

자신들의 고향인 오벌룬 Overloon 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요.


오벌룬 Overloon 에서는 1944년 10월,

네덜란드 역사상 최대의 전차전이었던

오벌룬 전투가 벌어집니다.

격렬한 전투로 마을의 대부분은 초토화되었고,

약 2,5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오벌룬 사람들은 전쟁이 끝난 후,

전쟁의 끔찍함과 자유의 소중함을 기억하기 위해

오벌룬 전쟁 박물관 Oorlogsmuseum Overloon 을 세웠다고 합니다.


여기서 TMI 하나!

전쟁이 끝난 후,

오벌룬을 재건하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벌룬 전쟁 박물관의 공식 개관일은 1946년 5월 26일!

전쟁이 끝난 지 불과 1년 후입니다.

그만큼 2차 세계대전이 오벌룬 사람들에게

준 아픔과 상처가 컸다는 의미이겠죠.


그래서 오벌룬 전쟁 박물관은

네덜란드 최대의 전쟁 박물관일 뿐만 아니라,

2차 세계대전 관련 최초의 전쟁 박물관이라고 합니다.


헤이그에서 2시간을 운전해

오벌룬 전쟁 박물관 Oorlogsmuseum Overloon 에 도착했습니다.


박물관 입구에서부터 건물까지는

250미터 정도를 더 걸어가야 합니다.

그 중간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전쟁을 기억하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드디어 박물관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오벌룬 전쟁 박물관의 로비입니다.

왼쪽에 매표소와 뮤지엄샵이 보이네요.


뮤지엄 카드를 사용해 공짜로 입장합니다.^^


벽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박물관의 구조와 이동경로를 볼 수 있습니다.


오벌룬 전쟁 박물관의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Nederland in de Tweede Wereldoorlog 로

2차 세계대전 독일 치하에서의

다양한 네덜란드의 상황을 보여주고,


두 번째 부분인 Open Depot, De Bevrijding 에서는

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되던

탱크, 전차, 각종 운송수단과 전투장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박물관으로 들어가면

먼저 동영상을 보여주는 곳이 있는데,

자막 없이 네덜란드어로만 되어 있어 패스했습니다.


오벌룬 전쟁 박물관의 설명은

네덜란드어와 독일어로만 되어 있습니다.

번거롭기는 하지만,

위의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영어로 된 설명을 볼 수 있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박물관을 둘러볼까요?


Nederland in de Tweede Wereldoorlog

영어로 the Netherlands in the World War 2,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네덜란드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점령된 네덜란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앙의 홀에서 4~5분 정도의 안내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관람을 시작하기 전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이 전시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실존했던 인물들과 그들의 선택, 고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나가는 점 때문이었어요.


네덜란드에 남아서 끝까지 국민들과 함께 싸울지,

일단 해외로 피신해 싸움을 이어갈지 고민하는 네덜란드의 여왕.

레지스탕스 활동에 가담할지 고민하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을 둔 예술가.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걸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유태인 소녀 등.


8명의 네덜란드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2차대전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물별로 원형 부스를 설치해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동영상을 보여주고,

자신이 그런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관람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독일에 점령된 네덜란드의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어요.


1940년 독일이 네덜란드를 점령한 이후,

15세 이상의 모든 네덜란드인들은

사진과 지문을 등록하고

새로운 신분증을 발급받아야 했다고 하네요.


당시 기세가 등등했던 독일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위의 포스터에 있는 NSB

Nationaal-Socialistische Beweging in Nederland 의 약자로

네덜란드에서의 국가 사회주의, 즉 나치즘 정당입니다.


대부분의 네덜란드 사람들은 NSB를 배신자로 여겼지만,

NSB에 가입한 사람의 수는 85,000명이나 됐다고 합니다.


독일이 점령했던 다른 지역들처럼

네덜란드에서도 유대인에 대한 탄압과 학살이 자행됐습니다.


특히 네덜란드는 중립국이었기 때문에,

나치의 탄압을 피해왔던 유대인이 많아서

그 피해도 더 컸습니다.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안네 프랑크의 가족들도

원래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서 살았지만

나치의 핍박을 피해 암스테르담으로 망명했었어요.


물론 많은 네덜란드인들은 독일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레지스탕스들이 저항운동을 벌였습니다.


전시관의 마지막에서는

1945년 해방을 맞은 

네덜란드 사람들의 밝은 표정을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에서 두 번째 전시로 넘어가는 중간의 지하에 있는

Kantelpunt Europa (Tipping point Europe) 라는 전시입니다.


복도를 중심으로 양편에

연합군과 독일군의 진지를 각각 재현해 놓았습니다.


이제 두 번째 전시공간입니다.

척 보기에도 뭔가 엄청난 기운이 느껴지지 않나요?ㅎㅎ


공간 가운데에는 오벌룬 전쟁 당시의 상황을

체험해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오벌룬의 주민들은 전투 기간 동안

근처의 펜라이 Venray 라는 도시로 피신해야 했는데요.


펜라이에 있던 정신병원을 대피로 삼아,

전쟁의 공포를 버텨내야 했던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어요.


박물관의 전시품들은 정말 많았습니다!

네덜란드 최대의 전쟁 박물관이라고 할 만했어요.


탱크와 전차, 군용차량 같은 운송수단들과,

각종 대포와 통신장비 등등

이렇게 많은 것들을 어떻게 수집했는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장을 재현해놓은 디오라마들도

규모가 굉장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만든 세계 최대의 대포 도라 Dora 의 모형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실제 길이가 50미터에 달하는 이 열차포는

히틀러의 명령에 의해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도라 Dora 의 엄청난 크기에도 놀랐지만,

그 주변에 전시된 포탄들을 보고 더욱 놀랐어요.


포탄의 종류도 너무 다양하고,

이것들을 어떻게 수집했는지도 정말 신기했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중간에는,

노르망디 상륙작전까지의 과정을 묘사한

그림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의 마지막에는

전쟁 때 사용되던 운송수단에 사용되던

엔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다 둘러보시고 뮤지엄 샵으로 나오시면

오벌룬 전쟁 박물관 관람은 끝이 납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오벌룬 시내를 둘러봤습니다.

(전쟁 박물관 외에 딱히 볼거리는 없습니다.^^;;;)


위의 사진에 있는 나무는

오벌룬 시내 PLUS 라는 마트 앞에 있는 나무인데요.

전쟁 중에 무사히 살아남은 유일한 나무라고 하네요.


이 사실을 알려준 사람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등장했던 르네입니다.^^

오벌룬 시내를 둘러보다

르네가 일하던 식당 앞에서 르네를 만나

간단히 인사를 나눴거든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찾은 곳이었는데,

볼거리도 생각할 거리도 많았던

오벌룬 전쟁 박물관 Oorlogsmuseum Overloon 이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 관심 많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실제 전차 등 전시물들도 많아서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


▶ 영업시간 : [월~금] 10:00 ~ 17:00 / [토~일] 11:00 ~ 17:00 /

                  [휴일] 1.1, 5.17, 12.23~24, 12.31

▶ 입 장 료 : [성인(13세 이상)] 16.00유로 / [4~12세] 11.00유로 /

                 [3세 이하, 뮤지엄 카드] 무료

▶ 위치 (주소) : Museumpark 1, 5825 AM Overloon, Nederland

▶ 홈페이지 : https://www.oorlogsmuseum.nl/en/home/

▶ 구글 평점 : 4.6 / 리뷰 수 : 2,378개 ('19. 6.27 기준)

▶ 트립어드바이저 평점 : 4.5 / 리뷰 수 : 496개 ('19. 6.27 기준)

 - 1위 (3곳의 오벌룬 소재 관광지 중)

▶ 방 문 일 : '19. 6. 23 (일)




이상으로 네덜란드 최대의 전쟁 박물관,

오벌룬 전쟁 박물관 Oorlogsmuseum Overloon 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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