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a0의 소소한 유럽 여행기

[말메디] 아르덴 공세의 흔적들. Baugnez 44 Historical Center 본문

유럽여행/벨기에

[말메디] 아르덴 공세의 흔적들. Baugnez 44 Historical Center

Choa0 2019. 7. 5. 07:00

지난 포스팅에서

2차 세계대전 중 말메디 Malmedy 에서

독일군에 의해 학살된 포로들을 추모하는

말메디 학살 추모공원 Malmedy Massacre Memorial

소개해 드렸는데요.

2019/07/02 - [유럽여행/벨기에] - [말메디] 벌지 전투의 비극. 말메디 학살 추모공원 Malmedy Massacre Memorial


근처에 2차 세계대전을 테마로 한 전쟁 박물관,

Baugnez 44 Historical Center 가 있어 찾아가 봤습니다.


Baugnez 는 이 지역의 지명으로,

행정구역 상 말메디 Malmedy 에 속하는 마을입니다.

44는 아마 1944년을 뜻하는 거겠죠?


차를 운전해서 이곳을 방문하신다면,

박물관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말메디 학살 추모공원을 방문하시면 좋아요.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Baugnez 44 Historical Center 의 설립자는

Fabien Steffens 이라는 벨기에 인으로,

말메디 학살 63주기인

2007년 12월 17일 개관했는데요.


박물관의 제막식에는

말메디 학살의 생존자 중 한 명인 Ted Plauch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https://www.stripes.com/news/museum-seeks-to-remember-84-u-s-pows-killed-in-wwii-1.72500


건물로 들어가면 정면에

박물관의 입구가 보입니다.

매표소는 입구의 왼쪽에 있는

기념품 숍에 위치하고 있어요.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하는데 한국어는 없습니다.

그리고 개별 전시품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벌지 전투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이라

박물관 관람에는 그렇게 큰 도움은 되지 않았습니다.


관람을 시작하기 전에,

2층에서 상영하는 25분 정도의 영상을

먼저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아르덴 공세의 배경과 과정을 간략히 설명하고 있고,

학살 생존자의 증언도 들을 수 있습니다.

매시 정각에 영어 음성의 동영상을 상영합니다.


동영상을 다 보셨다면 이제 관람을 시작해볼까요?

전시관의 바닥에 있는

화살표를 따라 이동하시면 됩니다.


전시는 1944년 9월,

연합군에 의해 수복되어 자유를 찾은

아르덴 지역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보급품입니다.

커피, 담배, 맥주 등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심지어 콘돔까지 있네요.


당시 미군들의 오락거리였던 야구 용품들입니다.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마지막 회에서도

부대원들의 전후 삶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이지 중대원들이 야구를 하고 있죠.ㅎㅎ


하지만 이런 평화는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3개월 후인 1944년 12월 16일,

히틀러 최후의 도박이었던

아르덴 공세 Ardennes Counteroffensive 가 시작되면서

잠시 교착상태였던 전쟁이 다시 격렬해집니다.


이곳에 전시된 독일군 물품들은

아마 이 지역으로 진격한

파이퍼 전투단 the Kampfgruppe of Peiper 의 것이 아닐까 싶네요.


'밴드 오브 브라더스' 에서 이지 중대가 고립됐던

바스토뉴 Bastogne 관련 전시도 조금 있습니다.

이지 중대가 속한 미군 101 공수사단이

바스토뉴에서 포위된 것도

바로 아르덴 공세 때문이거든요.


여기서 TMI 하나!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텐데요.

위의 사진과 엽서에 Nuts! 라는 단어가 있죠?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도 잠깐 언급되는데요.


바스토뉴를 포위한 독일군이 미군에게 항복 권고를 하자,

당시 지휘를 맡고 있던 맥컬리프 Mac Auliffe 준장

NUTS! (헛소리 또는 얼간이) 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공식 회신으로 말이죠.ㅎㅎ


전시품 중에서 제 눈길을 끌었던

총격을 받아 부서진 헬멧들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로 보는 전쟁도 끔찍하다고 느끼지만,

실제 전쟁이란 건 우리가 생각을 초월하는 것 같아요.


1층 관람을 끝내고 2층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처음 영상을 본 상영관을 지나면

말메디 학살 장면을 재현한 디오라마가 있습니다.

아래의 흰색 종이가 놓인 곳이 지금의 박물관,

그리고 그 위쪽 병사들이 서있는 곳이

말메디 학살이 벌어진 장소입니다...


말메디 학살을 자행한 나치 친위대 파이퍼 전투단의 지휘자,

요아힘 파이퍼 Joachim Peiper 입니다.


전쟁이 끝난 후, 재판에 기소된 파이퍼는

(말메디 학살을 직접 지시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부대의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물어 교수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폭력과 협박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형이 감형되었고 11년의 수감 후 석방되었습니다.

그 후 신분을 숨기고 프랑스에 정착했지만

신분이 노출되어 1976년 살해되고 맙니다.


박물관에는 말메디 학살 현장의 사진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2007년에 개관한 박물관인데도,

2,000점 이상의 물품들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모두 박물관의 설립자인 Fabien Steffens 가

보관하고 있던 것들이라고 합니다.


전쟁 당시 비행기의 파편들까지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화살표를 따라 23번까지 오면

관람은 끝이 납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오다 계단 위쪽을 보면

그림이 하나 걸려 있는데요.


전쟁에 참가한 미국인 예술가 Howard Brodie

말메디 학살 생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린

Massacre at Malmedy 라는 스케치입니다.


박물관의 출구는 기념품 숍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기념품 숍에는 2차 세계대전 관련 책들과,

옷, 마그넷, 장난감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안에 전시되어 있어야 될 것 같은 물건들도

판매를 하고 있어요.ㅎㅎ


▶ 영업시간 : [수~일] 10:00 ~ 18:00 / [월~화] 휴관

                  ※ 1월에는 토, 일만 개관

▶ 입 장 료 : [성인(13세 이상)] 8.50유로 / [8~12세] 7.00유로

▶ 위치 (주소) : Route de Luxembourg 10, 4960 Malmedy, Belgium

▶ 홈페이지 : http://www.baugnez44.be/

▶ 구글 평점 : 4.5 / 리뷰 수 : 261개 ('19. 7. 4 기준)

▶ 트립어드바이저 평점 : 4.5 / 리뷰 수 : 219개 ('19. 7. 4 기준)

- 1위 (11곳의 말메디 소재 관광지 중)

▶ 방 문 일 : '19. 6. 29 (토)

이상으로 아르덴 공세의 흔적을 담은 박물관,

Baugnez 44 Historical Center 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Comments